유사코즈에 2020. 2. 18. 18:42

칼라일이 돌진하며 지쳐 있을 무렵, 로란트 왕국 한 켠에서는 루인들이 새끼줄에 둘둘 감겨 운반되고 있었다.




"얘야, 놓아라! 난 용자야! 이러고 그냥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마!"

시끄러워! 너는 죄인이다.용자라고 거짓 무고한 백성을 속였다, 마."

"루인 때문이야......"

"제길......난 이러다 끝낼 수 없어......"




 마차 안에서 감시자에게 호통을 치면서도 묶여 뒹굴고 있는 루인은 포기하지 않고 몸부림치고 있다.

 미올림이나 무오르나는 보기 흉하게 안달복달할 것 같지만 틈만 나면 달아나려고 엿보는 듯하다.




하지만 이렇게 쉽게 잡히다니.

'용자 없는 놈들이란 게 이럴까?'

"혼자 놓쳤는데."

"뭐, 주범인 루인을 잡은 것만으로 충분하잖아"

"글쎄."




 마차 옆을 말을 타고 달리면서 남자들이 잡담하고 있다.

 모두 마을에서 묵고 자는 동안 숙소로 침입한 자들이다.

 이들은 국왕의 명을 받고 용자를 추방한 자들을 잡으러 온 정예.

 칼라일이라는, 롤란트 왕국 최대 최강의 전력이 국외로 나가버리는 계기가 된 자들을 용서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국왕의 화풀이로 보이지만 실제로 루인들은 마을 사람들을 속여서 금품을 빼앗고 여자도 준비하게 하는 죄를 지었으므로 붙잡을 명분도 충분했던 것이다.




"제길......용자인 내가 왜 이렇게......"

너는 용자가 아니라 전사일 것이다.무슨 소리야 이 녀석은?

"가끔씩 있지, 내 직책을 믿을 수 없어서, 내가 용자라고 생각하는 녀석이"

"의식의 병폐란 놈인가? 하지만, 저건 성인이 될 때쯤에는 풀릴 수 있다는 얘기지?"

그렇게 들었는데.하지만 이 녀석은 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군"

그래서 나를 용자로 알고 존재할 것이 없는 진짜 용자를 추방했단 말인가.바보 같은 놈이다.

아, 원인이야 어찌됐든 국왕님은 분노하셔.이놈의 운명도 정해진 셈이군.




 마차에서 새어나오는 루인의 목소리에 밖에 있는 남자들은 담소하듯 말하고 있다.

 이는 롤란트 왕국에 손실을 낸 남자에 대한 벌일까, 아니면 정도를 지키려는 칼라일을 보고 자신을 고치려 하지 않은 르윈의 실수일까.......

 어느 쪽이든 자업자득인 것 같다.





위험했다구요.나만 일어나 있어서 다행이야.




 루인들이 붙잡힌 마을 구석에 숨어 마차를 배웅하는 것은 마이어다.

 그녀만은 돈을 세느라 정신이 없었어. 남자들이 침입해 왔을 때 자고 있지 않았어.

 사냥꾼의 습성인지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남자들은 자고 있다고 생각했겠지.

 그리고 또 사냥꾼이라는 직의 특성으로 침입을 알게 된 마이아는 혼자 숙소에서 빠져나와 마을 구석으로 숨었다.

 덕분에 덜미를 잡히고 르인들을 태운 마차를 배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잡히지 않은 건 좋지만, 혼자야......그래요."




 특징있는 어미를 중얼거리며 쩔쩔매는 마이아.

 마이어 혼자서는 마물을 퇴치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까지 루인에 가까웠기 때문에 악명이 퍼졌을 가능성이 있고, 다른 누군가와 파티할 수도 없다.




"루인의 바보가 제멋대로여서, 나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는 거야.




 거기까지는 마이어에서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를 생각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일단 이 마을을 떠나는 수밖에 없어."




 루인을 잡은 남자들은 데려가기 전에 촌장에게 사정을 말하고 있었다.

 속았다는 것을 안 촌장은 르윈에게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파티였던 마이어도 여기에 있을 수 없다.

 홀로 난을 피한 마이아는 루인들이 끌려간 길과는 다른 길을 터벅터벅 걸어갔다.

 루인에게 가담하고 있었기 때문에 공범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신에게는 결코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았던 것이, 잡히지 않는 행운이 되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