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를 일으키는 것 자체는 상관없다.하지만 실패할거라면 처음부터 하지 않아야지.민폐 밖에 안 되니까. ...나라를 말려들 게 한 이 어리석은 사건은 에살칼이 비싼 죗값을 치르게 되겠지.」
「실패할 생각으로 쿠데타를 일으킬 사람은 없습니다, 형님」
「......정에 휩쓸리기 때문이다.」
나딜은 조그맣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무슨 말을 들었는지는모르지만, 에살칼 국왕 일가와 친분이 있던 나딜이니까, 무언가를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쓴 표정을 지우고 주위를 둘러보다.
「보급에 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일시적으로 재해용 비축고를 여는 것을 허가해뒀다.또한, 이미 각 상가, 조합에도 손을 써 놓았다.」
형편 좋게도 우리나라에서는 3개월 전부터 보리와 소금의 가격 안정을 위해 공급량을 조절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주요 작물과 소금 등의 관세도 올린 직후이기 때문에 보리와 소금 등 필수품은 풍부하게 유통되고 있다.
이번 소동이 발생하고나서 은근슬적 유통량을 줄였고 그만큼 국고에 넣었으니 딱 좋다.어쩌면 그마저도 나딜의 계산 속에 있었을지 모른다.
「모두 싸움에 승리한다......」
문득 나딜은 거기서 뭔가 생각난 듯 말을 끊고 조용히 다시 말했다.
「......싸움에 승리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자신의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 두라」
「왕태자 전하......」
디하 백작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것은 지키기 위한 싸움이다, 백작.
나라를, 영지를, 혹은 가명이나 가족을......각각 지키는 것은 다를 것이다.하지만, 결코 잃을 수 없는 것이라는 것은 다르지않다.
나도 그 기분은 모두와 다르지 않다.그걸 명심하고 싸우러 나가기를 바란다.」
「전하도 출진을?」
「그래」
「물을 끼얹은 듯한 고요함은 이를 말하는 거겠지.순식간에 실내가 얼어붙었다.」
「……알프레트 전하를 출전시키면서 나아가 왕태자 전하까지 직접나가겠다니……」
레델드 공작이 떨리는 목소리로 난색을 표한다.
그것도 뭐, 당연하겠지.
지금까지 계승권 1위인 나딜과 2위인 알 전하가 둘 다 동시에 전쟁터에 있었던 적은 없다.
나딜은 왕태자로 입명된후 12세부터 알 전하가 성인이 되어 중앙사단의 사단장이 될 때까지 항상 전장에 섰지만 그 후로는 전장에 나가는 일이 전혀 없어졌던 것이다.
「그게 필요한거다, 공작」
나딜은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미소를 짓는다.
누구나가 안도하는 강한 미소......나딜이 이런 식으로 웃는 것이라면 괜찮은 것이라고, 누구나가 그렇게 믿게되는듯한 미소다.
(교활하다......)
이런 식으로 미소를 지으면 더 이상의 반론을 입에 올리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실제로 안심해도 상관없다.나딜은 그다지 허세부리는 말을 하지 않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것도 계산대로인가......)
다디니아는 과거 왕위 계승권자를 연거푸 잃었다.그 기억은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하지만 위험을 알면서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나딜은 판단한 것이다.
모든 게 나딜의 계산대로 되느냐 안 되느냐는 별개지만 웬만한 경우 이놈의 계산을 벗어나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철저하게 때려눕힌다」
나딜은 그렇게 말했다.
자신이 직접 출진할 생각으로 그 말을 꺼내자 그말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미안하지만, 근위도 전선으로 나가게 될 거야.」
보통 근위라는 것은 실제 거의 전장에 나오지 않는 것이다.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근위는 왕족의 호위라는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근위가 나온다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최종 국면이라는 것이 된다.
「....바라는 바입니다.우리들이 단지 왕궁의 파수꾼이 아님을 보여 줍시다.」
뭔가 다른 할 말이 있을 것 같았지만 여기서 할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레델드 공작은 그저 힘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왕궁의 파수꾼]이란 다른 사단 사람들이 근위를 야유할 때 쓰는 은어다.
하지만, 실은, 다디니아의 근위 사단은 실전 경험이 꽤 풍부하다고 해도 좋다.
다른 사단은 해당 지역에서의 싸움에만 개입하지만 근위는 나딜을 따라 늘 전장에 서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태자로 입명된 후 지난 십수 년 동안 나딜은 여러 싸움을 지휘했었지만, 크고 작은 것을 통틀어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이건 농담도 과장도 아니고 사실이다.
나딜은 지는 싸움을 하지 않는다.
나딜이 말하기를, 전장에 섰을 때에는 이미 그 싸움의 승패는 정해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거기서 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면, 나디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싸움을 도화선이 되기 전에 없던 일로 해 버린다.
어찌 보면 사기 같은 것이지만 한번은 적의 지휘관에게 일대일 대결을 신청해 이를 격파, 지휘관을 볼모로 하여 군을 물리치고, 다시 한 번 본국에서 평화협상을 성사시키고, 싸움이 나기 전에 원정군을 철수시켰다.물론 평화협상에서 머리를 끄덕이게 하기 위해 갖은 수를 쓴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까 진적이없다.
그것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제국군이 아닐까.
나딜에게 패한 제국의 황자는 차기 황태자로 유력했다고 하나 패배하고 인질이 되면서 황위계승권을 박탈당했다고 한다.
(5만 대 1만 8천이라니......)
음유시인의 노래로는 제국군 10만, 대한 리피드다디니아 연합군이 겨우 1만으로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까지 차이는 없었다.
제국군 5만은 리피드군 8천과 나딜이 이끈 구원군 1만 앞에 패퇴했고, 그때 제국의 총사령관을 지낸 황자는 실패의 책임을 지고 본국 귀환 후 처형당했다고 한다.
저 나라는 황자의 수가 많은데, 나딜에게 적대했던 일로 5, 6명은 수를 줄였을 것이다.
나딜은 차례차례 지시를 내리고, 한사람씩 모두 떠난다.
어느새 남아 있던 것은 나와 공작과 나딜 형제들만 있었다.
「전하, 정말 출진하실 생각이십니까......」
아무래도 공작은 그것을 따지기 위해 남은듯하다
「나의 출진은 단지 퍼포모스일 뿐이다, 공작. 실제로 전쟁터에 서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나딜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고한다.이 말투로 보면 정말 그렇게 될지는 반반이라고나 할까.
「그들이 내가 출마했다는 사실로 물러서면 좋고, 비록 한바탕 싸우게 되더라도 우리 군대가 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은 물론입니다」
레델드 공작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인다.조금 전까지 여기 있었던 면면은 모두 젊으니까, 30대 후반의 공작은 최연장자가 된다.자신도 왕족이고 공작의 아내는 나딜들에게는 사촌뻘 되는 레이디아 공주이다.
「......나는 형님의 출진에는 지금도 반대다.형님이 출진하신다면 근위가 움직인다......왕궁이 비게 되.」
알 전하께서 주저하며 입을 연다.
「근위의 반은 두고 갈게.설마 왕궁을 텅비우게 만들 수는 없지」
「......그 사단장인 공작이 형을 따라 종군한다면 군기능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고 봐도 무방해.애초에 아버님이 이궁에 행차하시는 바람에 가뜩이나 사람이 적어.그 상태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알 전하는 정말 사람이 좋다.
그런 사실은 여기 있는 사람은 모두 알고 있다.하지만, 그것을 알고 있어도 그것을 말하는 것이 알전하 사람의 장점이며, 무름일 것이라고도 생각한다.
「알, 형님은 그런 거 다 알고 있어요.그래도 형님이 움직이는 것이 최상으로 판단됐으니까 그렇게하는겁니다......」
「시온, 너까지......」
「형님이 부재 중일 때는 제가 왕궁으로 돌아갈게요.그걸로, 납득해 주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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