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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을시작하는법

제4화 요격 준비를 갖춥시다

"하아......기분 좋았다"

 

마치 햇볕 속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처럼 느슨한 표정으로 릴은 벌렁 침대에 누웠다.사타구니의 구멍에서는 주르륽 탁한 액이 흘러내려, 저번보다 더욱 전신 정액에 범벅이 되어 있지만, 저번과는 달리 몸이 움직이지 않을 정도로 피곤 하진 않은 것 같았다.

 

"......상당히 여유로워 보이네.마력이 듣지 않았나?"

 

"그런 게 아니야.몇 번이나 갔었고"

 

말하면서도 릴은 자세를 바꾸자 깨끗하게 할께~라고 중얼거리며, 오울의 것을 입에 문다.

 

"그냥, 서투르게 저항하지 않고 받아들였더니 꽤 편했달까......게다가, 전과 달리 침대 위였으니까 자세라던가 신경쓸 필요 없었고"

 

혀를 내밀어 오울의 양물을 핥으면서도 릴의 말은 명료하게 오울의 귀로 전달된다.서큐버스에게 있어 혀나 입은 발음기관이 아니라 페라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한다.

 

"아하,  커다래졌네...... 음...... 게다가 오울을 정액과 함께 마력을 내 안에 넣고 있지? 생기는 허락이 없으면 빨면 안된다고 계약에 나와 있어서 빨지 않았지만 마력은 조금이지만 빤거야.그래서 꽤 체력적으로 편할지도."

 

"...뭐라고?"

 

누운 채 릴의 봉사에 몸을 맡기던 오울이 그 말에 자기도 모르게 상반신을 일으킨다.

 

"조, 조금뿐이야?!" 계약에 없다고 해도 그 부분은 확실히 알고......"

 

서둘러 릴은 변명한다.그러면서도 오울의 사타구니에서 입을 떼지 않는 것이 역시 음마라고나 할까.

 

"...보통 남의 마력이라는 것은 악마라도 그렇게 간단하게는 흡수할수없다.마력, 마력으로 일괄적으로 말하고는 있지만 대기와 땅에 흩어지는 "마나"와 생물이 가진 "오도"는 성질이 판이하다.던전코어에서 모으고 있는 것도, 네 안에 풀어두고 있는 것도 내 전용의 '오도'다.나 이외가 그것을 취급하려면, 한번 마나까지 되돌리고 나서, 자기 전용의 오도로 만들어야 할텐데...."

 

"아~, 그말이구나.왠지 나랑 오울의 마력은 성질이 비슷한거 같아서 그대로 빨았어.이런 거 상성이 좋다고 해야 되나?"

 

천연덕스럽게 말하면서도 릴은 마치 마무리라도 하듯 목구멍 깊숙이 오울의 양물을 삼키고 거대한 육봉을 혀로감쌌다.

 

"내 마력은 주황색이라고? 보통, 악마의 마력은 검거나 보라색이라던가 잖아....크, 싼다......!"

 

"음, 맛있어......오울은 성격은 나쁘지만, 정액은 엄청 맛있네"

 

꿀꺽꿀꺽하며 정액을삼키고 다시 빨대처럼 빨면서 릴은 흡족한 목소리로 말한다.

 

"쓸데없는 참견이야.......뭐 마력을 공유할 수 있다면 그건 그걸로 쓸 수 있겠군.너에게 쏟아 부은 마력의 가운데 1할 정도라면 자기껄로 해도 된다"

 

오울은 땀이나 정액, 애액으로 젖은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가볍게 젖은 천으로 몸을 닦고 옷을 입는다.

 

"곧 욕탕 같은 것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겠군......하지만, 지금은 먼저 해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어."

 

오울은 릴을 부를 때와 마찬가지로 피로 마법진을 몇 개 그린다. 라고 해도 릴을 부를 때 그린 그것과는 달리 꽤 심플한 것이다.

 

"일단 던전만들었고, 가구도 다 갖춰졌고, 정기적으로 식량 같은 것도 구했고......다른 할 일 있어?"

 

우선 침대 시트를 벗겨내고 여분의 것으로 교환하면서 릴이 묻는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마, 할 일은 아직 무수히 많다.이걸로 충분했다면 일부러 너를 부르진 않았을거다....와라, 임프들아!"

 

오울이 일갈하자 마법진에서 작은 악마가 몇 마리씩 솟아오르듯 나타났다.인간의 아기만한 크기밖에 없는 그 악마는, 그러나 갓난아기가 가진 귀여움과는 인연이 없는 생물이었다.온몸은 매끈매끈 털이 전혀 없고 등에는 박쥐를 연상시키는 날개가 나 있다.귀는 재앙을가져올거같이  뾰족하고 얼굴은 추악하며 사악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가장 하등한 악마의 일종이지만, 그래도 악마는 악마.간단한 마술 정도라면 사용하고, 보통 지능도 갖춰 마술사에게 심부름꾼으로 자주 사용된다.

 

"우선 이 던전을 크게 확장해야 한다.임프들아, 이 지도대로 던전을 확장해라."

 

오울은 미리 준비해 둔 지도를 임프들에게 건네며 지시한다.임프들은 곧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던전의 확장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침입자 대책과 수집하는 마력량의 증대다."

 

더러워진 시트를 둘 곳이 없어 곤란해하는 릴로부터 시트를 빼앗고 대신에 지도 사본을 들려주며, 오울은 설명한다.

 

"지금 이 던전은 지상 구멍에서 코어가 있는 방까지 거의 직통으로 길이 통한다.여기를 파내기 위해 내가 똑바로 팠으니까.이것은 침입자가 있을 경우, 곧바로 이 방을 공격할 수 있게되지만, 이것은 매우 난처하다.던전코어가 부서지면 모든 것은 끝이다.쉽게 도달하지 못하도록 던전을 복잡한 미궁으로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애초에 이 방에 들어가지 못하게 벽으로 둘러싸면 되는 거 아니야?"

 

소박한 의문을 제기하는 릴에게, 오울이 고개를 젓는다.

 

"그렇게 할수없는 이유가 두 번째 이유다.이 던전은 용맥 한복판에 존재하지만 거기에 코어를 두면 마음대로 마력이 쌓이는 것은 아니다.던전의 통로에 마술적인 조각을 하여 주변의 마력을 통로를 통해 코어로 흘려보내게 되어 있다.마치 식물이 뿌리를 뻗고 땅속 양분을 빨아들이는 것과 비슷하다.던전을 펼치면 넓힐수록 대량의 마력이 코어로 흐른다는 얘기다.코어를 격리하면 그것도 안 된다."

 

"아아, 과연그렇군.던전 자체가 입체적인 마법진처럼 돼 있구나."

 

"이해력이 빠르군.'같은'이 아니다.사실 이건 마법진이다."

 

그림이나 무늬는 의미가 있고 의미에는 힘이 있다.

마법진은 무늬의 의미를 이용하는 마술의 일종이다.예를 들어 '원'에는 '안과 밖의 구별'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원만으로 진입을 거부하는 최소한의 마법진이 된다.

 

오울이 만들려는 것은 그것을 엄청나게 발전시킨 것이었다.벽에 마법진을 파 넣고 그 벽 자체도 전체를 바라보면 마법진이 된다.게다가, 통상의 마법진과는 달리 평면적인 것이 아니라, 지하의 던전으로 만드는 것으로 입체적인 마법진을 구축하는 것이다.

 

"헤에......기발한 생각 하는구나"


"뭘 남의 일처럼 말하고 있어?"

 

지도를 보고 감탄하는 릴에게 오울은 질린듯 한숨을 내쉰다.

 

"너를 부른 건 성욕 배출 때문만이 아니야.이 설계를 네가 하는 거야."

 

"하아!? 무리 무리 무리...절대 무리... 이거 그거지? 마력이 끈기지않게 제대로 코어에 전달하면서 침입자에게는 예측할 수 없는 미궁으로 만들어야 하는거지!?"

 

"덤으로, 미궁 전체에 방위 효과를 갖게 하거나 마물들이 살기 편하도록, 방의 수나 크기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군."

 

"더 난이도 올라가잖아?!" 절대 무리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하루아침에 하라는 둥, 혼자서 다 하라는 둥 안 해. 내 밑에서 배우고, 쉬운부분부터 서서히 일을 배워나가면돼"

 

지도를 다시 쳐다보며 릴은 미간을 찌푸린다.악마는 인간과 달리 이론에 따라 마술을 쓰는 게 아니다.하지만 기초적인 마법진의 의미 정도는 읽을 수 있다.오울이 설계한 그것의 치밀함은 그녀가 보기에도 엄청난 것이었다.

 

"설마 마술 공부를 시킬 줄이야......그야 뭐 계약이니까 하겠지만 말이야, 너무 기대는 하지마?"

 

"이걸 보고 어려움을 이해했다면 문제없을 것이다.지식이란 '무엇을 아는가'보다 '무엇을 모르는가'를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너라면 언젠가 할 수 있겠지."

 

똑바로 바라보며 말하는 오울에게 자신도 모르게 릴은 시선을 돌린다.

 

"뭐, 할 만큼은 해줄게, 사역마고......"

 

오울은 고개를 끄덕이다가 히죽히죽 미소를 지으면 툭-릴의 양 어깨에 손을 얹는다.


"그럼 우선 간단한 연습부터 할까?"

 

이 미소는... 하고 릴이 깨달았을 무렵에는 이미 늦었다.

"으윽, 냄새......"

 

릴은 얼굴을 찡그리면서, 박박 소도를움직인다. 매가리없는 불쾌한 감촉과 끈적끈적한 피와 기름기가 손을 더럽히고 온몸이 심한꼴이다.

 

그녀는 움직이는 시체가 된 동네 사람들로부터 살을 발라내는 작업이 한창이다.

 

"이런 거 태워버리면 되잖아!?"

 

"안됀다. 태우면 뼈도 약해져 쓸모가 없어.양질의 스켈레톤을 만들고 싶다면 역시 손으로 고기를 제거하는 수밖에 없다."

 

릴에게 부과한 '공부'의 그 첫번째는 스켈레톤의 제작이었다.리빙데드는 시체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지만 움직임은 둔하고 그리 강하지 않다.아무리 던전을 복잡한 미궁으로 만들더라도 그곳을 지키는 것이 약해서야 아무 의미가 없다.

 

인간과 같은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스켈레톤이 방위에 더 적합하다는 것은 명백했다.

 

"살을 제거하고 나면 뼈에 마법진을 파서 움직이도록 해.간접부분에 마력을 흘리도록 파는 것이다.의사인격을 세우는 것을 잊지 마, 장님 스켈레톤을 만들어도 어쩔 수 없으니까."

 

시체의 살을 말끔히 벗겨내고 뼈만 남겨 마법진을 새기고, 다음 사체에 착수한다......시체는 작은 마을이었다고는 하지만 수백 구는 된다.

 

"그럼 난 다른 일을 시작할 테니까.빼먹지 말고 계속 작업해 둬."

 


"잠깐, 잠깐......조금 정도 도와줘 이 바보주인 --------!"

 


어두운 동굴에 릴의 고함소리가 울려 퍼졌다.